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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테라피

여행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by 책읽는 앨리스 2019. 6. 2.


여행을 아주 좋아합니다.

결국 여행 다니기 좋은 직종에서 일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여행사에 다니느냐고 묻지만, 여행업에 종사했던 것은 아닙니다.





프로젝트 형식으로 일하면서, 한 작업을 마치면 1~2개월씩 쉴 수 있는 일을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어리석게도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원래 사람은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일을 마치고 나면 몰아 쉴 수 있는 대신, 일하는 기간에는 정말 미친 듯이 바빴습니다.

일주일에 3~4일은 회사에서 밤을 새우고, 그 밤샘이라는 건 회사 당직실에서 누워 잔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눈을 뜨고 활동하고 있거나, 잠을 잔다고 하면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쪽잠을 자는, 그런 일상이었습니다.

퇴근한다고 해도 새벽 2시쯤 집에 들어가 9시에 다시 출근. 주말이라는 말은 당연히 써본 적도 없습니다. 


그렇게 일하고 나면 결국 몸이 아파집니다.

그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돌아올 때는? 

쌩쌩한 인간이 되어 돌아옵니다.




9-6로 일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동료들과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결국...이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몇 달 전부터 근무시간 9-6 야근이 거의 없는 회사에서 일합니다.

물론 근무시간에는 정말 숨도 편히 못 쉴 정도로 바쁘게 일합니다.


그런데 이곳, 휴가를 쓰는 게 매우 눈치가 보입니다.

여름휴가 때도 기껏해야 이틀을 붙여 목금토일 혹은 토일월화로 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면접 때 물어봤어야하는데 정말 바보 같습니다.

하지만 뭐 물어봤어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질문을 이유로 탈락시켰을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


그렇다고 전에 하던 일로 돌아가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만한 열정도 체력도 남아있지 않는 걸까요.




차라리 몰랐다면,

여행의 즐거움과 재미를 몰랐다면,

이렇게 실망하거나 고민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여행으로 먹고사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밥값 정도는 스스로 벌어야지요.

여행 좋아하는 분들, 실제로 자주 떠나는 분들, 도대체 무엇으로 어찌 먹고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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